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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봅시다] 진화하는 휴대폰 UI

이즈카피 2008. 5. 13. 14:21
손짓 하나에 반응하고 모습도 자유자재로

휴대폰의 변신은 무죄

하드웨어 경쟁서 UI 차별화로 업계전략 변화

기울이거나 흔들면 감지하는 '햅틱폰' 주목

상황따라 외양 바꾸는 미래 컨셉트폰도 선봬


인간과 가장 친숙한 미디어(매체)로 꼽히는 휴대폰만큼 진화를 거듭하는 IT기기도 없을 것입니다. 단순 음성신호를 전달하던 무선 송수화기에 불과했던 휴대폰이 컨버전스(융합)라는 이름 아래 카메라, 전축(MP3), 은행(금융카드), TV(DMB폰), 컴퓨터(스마트폰, PDA폰)를 집어삼킨 지 오래입니다. 불과 2∼3년 전 만해도 먼 미래의 이야기 같던 초고속 영상통화는 엄연한 현실이 됐습니다. IT기술의 최첨단에 있는 휴대폰은 앞으로도 진화를 거듭할 것이고 특히 그 정점에는 유저인터페이스(UI)가 있습니다.

휴대폰 업체들은 지난해부터 풀터치폰을 하나둘씩 내놓으면서 최근 UI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습니다. 최근 인기를 모으는 삼성전자의 햅틱폰이 대표적입니다. 구식전화 다이얼처럼 터치패드를 돌려 소리를 조절하거나 20여 개에 달하는 진동과 다양한 사운드로 생동감을 살렸습니다. 메뉴박스에서 끌어다(드래그) 쓰는 위젯으로 배경화면이나 기념일, 시계, 지하철노선도, 긴급연락처 등을 사용자 입맛대로 설정해 쓸 수 있습니다. 동작감지 기능을 갖춰 사진 앨범을 볼 때 휴대폰을 기울이거나 가볍게 흔들면 물 흐르듯 넘어가고 주사위 같은 게임도할 수 있습니다. 경쟁사인 LG전자도 유사한 UI를 탑재한 제품을 내놓을 예정입니다.

그렇다면 UI가 도대체 뭐 길래 이렇게 주목을 받을 까요. UI는 사용자가 기기를 이용하는 방법이나 환경을 뜻합니다. 사전적인 의미로는 컴퓨터 시스템 또는 프로그램에서 데이터 입력이나 동작을 제어하기 위해 사용하는 명령어 또는 기법을 지칭합니다.

사용자가 컴퓨터나 프로그램과 의사소통을 보다 쉽고 편리하게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최근에는 컴퓨터뿐 아니라 다양한 IT기기에도 적용됩니다. 가장 각광받는 UI의 요소기술로 터치와 햅틱(Haptic)기술이 있습니다. 터치스크린은 1970년대 군사용으로 개발된 기술로 PDA에서 주로 쓰여왔지만 그동안 대중화되지는 않았습니다. 터치스크린 기술을 적용하면 휴대폰 크기가 커져 휴대성이 떨어지기 때문인데 최근 기술발전으로 소형 휴대폰에서도 이를 채택할 수 있는 수준이 됐습니다. 터치 스크린은 직관적으로 스크린을 누름으로서 휴대폰의 다양한 기능을 마음껏 조작할 수 있어 편합니다. `촉각인지'를 뜻하는 햅틱은 입력기술인 터치 외에도 인터페이스에 사용자의 직관적 경험을 반영하고 피드백을 좀더 다양화한 개념입니다.

이렇듯 UI가 주목받는 것은 휴대폰 시장에서 하드웨어 경쟁이 한계에 도달했기 때문입니다. 컨버전스가 가열되면서 이제 카메라폰이나 슬림폰, 슬라이드폰 등 물리적 외관이나 기능은 소비자 입장에서는 더 이상 제품선택의 차별화요인이 되지 못합니다. 게다가 휴대폰 기능이 다양ㆍ복잡화할수록 사용자들은 기기 조작의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세계 휴대폰시장 규모가 10억대를 넘어서면서 성장속도가 현저하게 둔화되고 휴대폰 제조사들은 기존 휴대폰 사용자들의 교체수요를 노리는 것도 UI의 진화를 앞당기고 있습니다.

UI의 진화는 휴대폰의 진화와 맥을 같이합니다. 그렇다면 앞으로 휴대폰의 UI는 어떻게 발전할까요.

노키아가 지난 2월 공개한 미래형 컨셉폰인 `모프(Morph)는 많은 단서를 제공합니다. 모프는 나노기술을 활용해 사용자가 필요하거나 현재 주위 상황에 따라 자유자재로 휴대폰의 모양을 바꿀 수 있습니다. 가령 친구와 채팅을 할 때는 휴대폰을 컴퓨터 키보드 모양으로 펼칠 수 있고, 음악 감상을 할 때는 귓바퀴에 쏙 들어가는 이어폰 형태로, 돌돌 말아 시계나 팔찌처럼 차고 다닐 수도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모프가 실제로 구현될지 의문을 표하기도 하지만 어쨌든 휴대폰 UI가 어떻게 진화할지를 가늠해보는데는 유용한 듯 합니다.

조성훈기자 hoon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