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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에 풍선 띄워 지구온난화 막자”

이즈카피 2008. 5. 9. 14:57
[중앙일보 박방주] “우주에 거대한 풍선 수십 개를 띄워 태양빛을 차단해 지구온난화를 막아 보자.”

6일부터 8일까지 사흘간 서울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서울디지털포럼의 개막식 특별 연사로 참석한 KAIST 박철 초빙교수가 제안한 내용이다. 일견 황당해 보이지만 많은 참석자들이 그의 기발한 아이디어에 고개를 끄덕였다.

박 교수가 제안한 내용은 이렇다. 지름 46㎞짜리 풍선 23개를 지상 1000~2000㎞의 우주에 띄워 햇빛을 0.01%만 차단하자는 것이다. 그러면 지구의 온도 상승을 어느 정도 막을 수 있다고 한다. 이 높이의 우주에는 인공위성도, 우주 쓰레기인 위성 파편들도 거의 없어 안전하게 풍선을 띄울 수 있다는 게 박 교수의 설명이다.

설사 위성 파편에 맞아 지름 10㎝의 구멍이 뚫린다 해도 100년 동안 그 구멍으로 기체가 새어 나오는 양은 1㎏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재료는 100분의 1㎜ 두께의 플라스틱을 이어 붙여 만든다는 구상이다. 풍선 한 개당 무게는 1만t으로 추정됐다. 풍선을 만들기 위한 조각은 6각형 모양으로 100개 정도를 로켓으로 우주에 올려 우주에서 서로 접착한다. 조각 하나당 무게만 해도 100t이 될 것으로 박 교수는 추정했다. 풍선은 호박 형태이며, 햇빛을 차단하기 위해 검은색으로 만들 것을 제안했다. 풍선의 햇빛을 받는 면은 섭씨 약 80도, 그 반대편은 약 0도가 된다.

이 사업에 소요되는 추정 비용은 5000억 달러(약 500조원).

이런 풍선을 우주에 띄워 놓으면 하나의 풍선이 지날 때마다 지상에서는 약 6초 동안의 일식이 발생한다. 풍선은 지상에서 달의 다섯배 크기로 보인다. 풍선이 필요 없게 되면 치우기도 쉽다고 박 교수는 덧붙였다.

그러나 풍선을 만들기 위해 조각을 우주로 올리고,우주에서 접착하는 기술, 풍선의 소재 등이 아직까지는 제대로 개발되지 않은 상태다. 해결해야할 과제가 많은 것이다. 이 때문에 풍선 프로젝트는 실현하기까지 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박방주 과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