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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린터구조이해하기

이즈카피 2008. 4. 7. 18:08
본격적인 선수 소개에 앞서 레이저프린터의 기본을 아는 것도 큰 공부가 될 것이다. 흔히 레이저프린터하면 잉크젯프린터보다 인쇄 속도가 빠르다, 유지비가 적다, 인쇄 품질이 뛰어나다, 덩치가 크다, 소음이 적다는 수식어가 붙는다. 모두 맞는 말이다. 하지만 이런 특징들이 레이저프린터를 설명해 줄 수는 있어도, 레이저프린터의 전부를 설명하기에는 부족하다.
 
 
레이저프린터의 원리를 그림으로 그려보면 이해가 쉽다. 얼핏 복잡해 보이는 레이저프린터는, 실제로도 상당히 복잡하게 인쇄를 한다. 하지만 그 과정이 매우 빨리 움직이고, 이에 어울리게 매우 정밀한 부품을 쓴다.
 
잘 알려진 것처럼 레이저프린터는 복사기를 연구하던 과정에서 생긴 일종의 불량품(?)이다. 하긴 인류 최고의 발견으로 일컬어지는 플레밍의 페니실린 발견 역시 우연히 생긴 곰팡이를 그냥 넘기지 않고 꼼꼼히 살펴본 것에서 생긴 것이다. 어쨌거나 레이저프린터는 복사기의 성능 개선을 연구하던 제록스(Xerox) 연구원들이 실수로 만들어졌다는 것이 전해지는 소문이다.
 
그런 까닭에 레이저프린터는 복사기와 매우 비슷한 구조이며, 실제 레이저프린터와 복사기를 모두 만드는 회사도 많다. 이것은 레이저프린터가 다른 컴퓨터 주변기기보다는 사무용품의 대접을 받는 이유가 되기도 하고, 잉크젯프린터에 비해 더욱 사무실에 어울리는 디자인이 많은 이유이기도 하다.
 
레이저프린터의 주요 부품은 엔진, 드럼, 토너, 그리고 가열 롤러가 있다.
 
레이저라는 빛을 쓰는 레이저프린터는 일단 컴퓨터에서 보낸 자료를 받아들이는 입력부가 있다. 예전에는 흔히 프린터 포트라고 말하는 패러럴 포트를 많이 썼지만 요즈음은 USB나 네트워크로 연결되는 제품이 많다. 많은 데이터를 한꺼번에 보내기 위해 메모리를 달거나 심지어 하드디스크로 데이터를 저장하기도 한다.
 
전하를 이용하는 인쇄 원리
 
여기서 잉크젯프린터와 다른 점은 인쇄에 필요한 정보를 페이지 단위로 받는다는 점이다. 그래서 레이저프린터는 다른 말로 “페이지 프린터”라고도 한다. 따라서 인쇄에 필요한 정보를 100% 받지 못하면 인쇄를 할 수 없다. 해상도 300dpi로 가로, 세로 10인치 크기의 인쇄를 한다면 1인치당 300개씩의 점을 찍어 10인치 용지에는 약 9백만 개의 점이 필요하다. 이 점을 얼마나 색 농도에 따라 달리하면 말 그대로 글자나 그림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이 때 필요한 메모리를 생각해보면 9백만 비트/8 = 1,125,000바이트 = 약 1MB이상이 된다.
 
만약 해상도가 높아지고 용지 크기가 커지면 당연히 필요한 메모리 용량도 늘어난다. 대략 A4용지를 600dpi급으로 인쇄하는 요즈음의 보급형 레이저프린터의 경우에는 이 필요한 메모리가 적어도 2MB는 된다. 따라서 우리가 살피는 레이저프린터는 이런 메모리가 얼마나 큰지, 메모리 속도는 어떤지도 잘 살펴야 한다. 다만, 보급형 제품 가운데는 이런 메모리를 아주 조금만 넣거나 아예 컴퓨터의 호스트 메모리를 당겨쓰기도 한다. 레이저프린터라고 해서 똑같은 잣대를 잴 수 없는 이유가 여기 있다.
 


보낸 자료는 엔진에서 처리하면서 1초에 수백만 번씩 꺼졌다 켜졌다는 반복하면서 빛을 쏜다. 이 빛은 회전거울에 반사돼 OPC(Organic Photoconducting Cartridge)이라는 드럼 겉면에 부딪힌다. 이런 OPC드럼은 산화아연의 합성물질인 음극 필름으로 만든다. 그래서 레이저프린터의 안쪽에는 절대로 빛을 쏘이면 안 된다는 경고 문구가 쓰여 있다. 
 
결국 인쇄는 종이에 잉크를 원하는 곳에만 찍히게 만드는 것이 기술이다. 여기에 레이저프린터의 마술이 시작되는데, 드럼에 토너를 달라 붙게 할 때 아주 작은 전기 에너지인 전하를 쓴다는 것이 특징이다. 드럼에 -전하를 띄도록 하고 이 과정을 충전이라고 한다. 그래서 레이저프린터 안에는 이렇게 전하를 만드는 고전압 장치가 들어있다. 당연히 드럼 안쪽은 자연스럽게 + 전하를 띈다.
 
다음에는 노출이라는 과정이다. 프린터 엔진이 1초에 수백만 번씩 회전하는 거울에 빛을 쏘고, 이 빛은 드럼에 부딪힌다. 이 과정에서 빛이 쪼여진 -전하 부분은 드럼 표면에서 드럼 안쪽으로 들어가 버린다. 덕분에 드럼에 눈에는 보이지는 않지만 전자적 이미지가 생기는 것이다.
 
다음 단계는 현상이다. 이 과정에서 비로소 가루잉크인 토너가 쓰인다. 전하를 쓰기 때문에 다른 잉크는 쓰지 못한다. 토너 공급 롤러가 토너를 보내면 드럼으로 들어간다.
 


레이저프린터에 쓰이는 토너는 이런 작은 폴리머가 모인 것이다.
 
토너는 품질에 따라 인쇄 품질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또한 그다지 몸에 좋은 물질이 아니기 때문에 레이저프린터의 리필은 되도록 하지 않아야 한다. 단지 경제적인 이유만 있는 것이 아니다. 보통 종이에 접착하는 고분자 수지와 검정색을 내는 카본 블랙, 산화철 등이 주성분이다.
 
현상이 끝나면 이제는 이미지 전송의 단계다. 드럼이 돌면서 토너가 달라붙으면 용지가 공급된다. 이때 전하의 이동에 따라 토너, 즉 잉크는 드럼을 떠나 용지로 옮겨진다. 용지에 더욱 강력한 -전하가 있기 때문이다.
 
 


레이저프린터란 결국 전하와 열로 인쇄하는 것이다.
 
이제 토너는 용지로 옮겨졌지만 인쇄가 끝난 것은 아니다. 그냥 전하의 힘에 의해 용지에 살짝 붙어있는 단계다. 연필심을 갈아 종이위에 원하는 대로 뿌려놓은 것과 비슷하다. 이를 제대로 된 인쇄로 바꾸는 것이 바로 녹이는 과정이다. 이때 필요한 것이 바로 열. 따로 뜨겁게 달군 히트 롤러와 용지의 토너를 눌러주는 압착 롤러 사이에 용지를 돌려서 완전히 인쇄를 한다. 이때 롤러는 보통 600도씨가 넘는다. 인쇄를 마친 종이나 복사기에서 나온 종이가 따뜻한 것도, 인쇄를 할 때 롤러를 가열하는 시간 때문에 처음 켜면 요란한 소리를 내면서 한참 기다리는 것도 모두 이 때문이다.
 
여기까지가 인쇄다. 하지만 사실 끝난 것이 아니다. 바로 다음 인쇄를 위해 여전히 드럼에 달라붙어있는 토너 찌꺼기를 없애야한다. 이 과정 역시 전하를 반대로 돌려주면 금세 떨어진다. 이래야 비로소 인쇄가 끝나고 프린터 안에서는 인쇄 명령어를 주면 이 과정이 계속 반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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